2025. 4. 9. 14:32ㆍARCHITECTURE/RESIDENTIAL
삶의 끝자락, 빛과 공간으로 존재를 마주하다 — Dinh House
오랜 시간 고층의 고급 아파트에서 살아온 건축주는 이제 나이가 들고, 화려한 시설보다는 가족과 이웃과의 따뜻한 관계를 더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. 수많은 추억이 쌓인 옛 동네로 돌아와 땅을 구입하고, 홀로 지내는 형제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짓기로 결심한 건축주의 선택은 ‘효율’이 아닌 ‘삶의 본질’을 향하고 있었습니다. 이 집의 설계는 단순히 신체적 편의를 위한 인테리어 아이템을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. 건축주는 노년기에 접어든 지금, 물리적 편의보다 정신적인 충만함을 더 갈망하고 있었습니다. 그 안에서 건축주는 ‘현실’을 분명하게 느끼고, 더 깊이 내면과 마주할 수 있도록 건축가는 공간과 빛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‘경험’에 집중했습니다.
숲 속에서의 성찰, Dinh House의 공간적 영감
Dinh House의 공간은 ‘숲 속에서의 캠핑’이라는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. 절벽 사이 좁은 틈으로 빛이 스며드는 한 장면. 숭고한 자연 속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고, 덧없는 존재로 느껴집니다. 그 틈새로 들어오는 빛은 단순한 채광이 아니라,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통로와도 같습니다. 이러한 감각을 집의 구조에 녹여내기 위해, 우리는 단단한 직육면체 매스 안에 앞뒤로 원기둥 형태의 볼륨 두 개를 배치했습니다. 그리고 집의 양 옆에 ‘빛과 바람이 흐르는 틈’을 만들었습니다. 이 틈은 빛이 들어오는 통로이자 공기가 흐르는 길입니다. 빛은 이 슬릿을 통해 내부 공간으로 들어오고, 원기둥 표면을 따라 공간을 휘감으며 감각을 자극합니다. 그 빛은 마치 곡면을 타고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다시 터널 끝의 희망처럼, 집 안 곳곳으로 퍼져나갑니다. 매일 아침, 집 안으로 쏟아지는 빛은 단지 시각적인 요소를 넘어서, 삶에 대한 경외감과 기대를 일으키는 경험이 됩니다.
단순함이 드러내는 본질
빛과 공간이 주인공인 이 집에서, 가구나 장식은 벽면에 조용히 숨겨져 있습니다. 실내는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되어, 공간 자체의 존재감과 빛의 흐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. 전면과 후면의 접이식 문은 바람의 흐름을 유도하며, 내부의 공기 순환을 도와 자연과의 경계를 허물어줍니다. 이 집은 단순히 ‘사는 공간’을 넘어,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건축주에게 존재를 되돌아보는 명상의 장이자,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무게를 더 소중히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. 매일 빛이 스며들고 바람이 흐르는 이 공간 속에서, 건축주는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더욱 분명히 마주하게 됩니다.
Dinh House Stones Water Light
VIETNAM
Architects : Story Architecture
Area : 203㎡
Year : 2025
Photographs : Lonton Studio
위 사진과 게시 내용은 archdaily 의 기사를 사용ㆍ편집하였습니다.
'ARCHITECTURE > RESIDENTIAL' 카테고리의 다른 글
파티오를 중심으로 소통하는 기숙사[La Roca Student Housing] - A6A (1) | 2025.04.28 |
---|---|
방으로 빛을 들여오는 주택[Sunroom House in Tsukaguchi] - FujiwaraMuro Architects (1) | 2025.02.25 |
프랑스 주변 경관을 고려한 공동주택 단지[Au Loin Residence] - GGR architectes (0) | 2024.11.15 |
오슬로 도심 속 파스텔 톤 타운하우스 [Sagene Wood Trade] - Reiulf Ramstad Arkitekter (0) | 2024.11.14 |
젊은이와 노인을 위한 네덜란드 임대 주택[Plot 6 Social Housing] - HOH Architecten (1) | 2024.11.01 |